2019년 7월 30일 새벽 배가 사르르 아프다.
첫째가 감기로 아팠어서 새벽잠을 나도 같이 뒤척였지만,
그때문인지 배가 아프되 주기적으로 아팠다.
아직 때가 아닌데... 잠이 깰 정도로 사르르 아픈 진통이 있어 아침에 병원에 가기로 결정했다.
나는 정말 튼튼한 임산부였다.
내 몸무게가 비만이어서 아이의 폐발달을 위해 몸무게 조절도 잘했었다.
선생님도 혈액검사 결과가 거의 남성수준이라며(ㅋㅋ) 칭찬하셨고
첫째때처럼 한달정도 일찍 나오겠거니 예상했다.
그래서 큰 걱정 하지 않고 병원에 갔다. 혹시 몰라 교회 언니에게 부탁해 같이 가달라고 했다.
언니는 세 딸의 엄마라 한번의 조산경험이 있으신데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부인하며 괜찮다고 밝은 얼굴로 병원으로 갔다.
"선생님~ 저 왔어요"
항상 쿨하시고 유머러스 하신 선생님은 시기가 빠른 나의 방문에 조금 놀라셨지만 이내 아무일 없을거라고 하셨다.
배위에 하는 초음파는 문제 없다. (그때가 7개월 때이니 배가 꽤 크므로 질내를 하지 않고 배 위에 초음파를 하는 때였다)
선생님은 아이는 심장소리도 괜찮고 건강하다고 하셨다. 별 일 없을거라고 하신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번 확인하자 하시며 내진을 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선생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니 이럴리가 없는데.",
"언제부터 아팠죠?"
"새벽부터요. 시간이 주기적이었어요."
"큰 병원 가야겠어요."
"네??"
선생님은 더이상 내 질문에 대답할 시간이 없으셨다.
"간호사, 산모님 침대에 눕혀드려. 나는 병원좀 알아볼게"
나는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선생님이 너무 분주해 보여 더이상 꼬치꼬치 물을수가 없었다.
간호사선생님은 이 상황이 너무 익숙한듯 다급하지만 조심스럽게 나를 주사실로 데리고 갔고
절대 일어서지 말라며 거듭 말씀하셨다.
멀리서 언니가 왔다.
"아니 이게 무슨일이야."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곧 오실거에요."
누워있는 주사실로 선생님이 급히 오셨다.
"산모님, 지금 119에 연락하셔야 해요. 병원으로 데려와 달라고 지금 아기 나온다고요."
"네?"
"지금 아기가 나온다고. 예정일이 남았는데 나오려고 한다고 말해야 해요."
더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급한 줄 알 수 있었다.
나는 바로 119에 전화했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그대로 말했다.
구조대원들은 금방 병원에 도착했다. 절대 안정, 일어 서면 안되기에 이동식 침대를 가지고 들어오셨다.
담당의사 선생님이 다시 오셨다.
"산모님, 잘할수 있어요. 항상 밝았으니까 이번에도 잘 할수 있을거에요.
지금은 자궁이 5cm가 열렸어요.
가까이에 있는 한양대병원에 니큐(신생아중환자실) 자리가 있대요. 거기로 가달라고 부탁하세요. 저도 연락해 둘게요."
"선생님.. 저는 다시 돌아올수 있는건가요...?"
갑자기 낯선 상황이 두려워졌다. 여기서 아이를 낳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급박하게 생각지도 않은 곳으로 갈줄이야...
게다가 니큐라니...
"............ 산모님... 알수 없어요. 하지만 돌아오게 되면 내가 잘 아이 받아줄게요."
의사선생님은 애써 나에게 긍정적인 말로 밝은 마음을 가질수 있도록 격려해 주었다.
진료일에만 짧게 뵙는 선생님이었지만 밝게 격려하는 목소리에 힘을 낼수 있었다.